-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할 수는 있어요"


제 기억 속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는 처음으로 드라마를 드라마 이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준 드라마입니다. 문득 다시금 보고 싶은 생각에 1회부터 보기시작하던 중 기억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장면과 대사가 튀어나왔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 1회를 보면 전경(이나영)이 밴드멤버 수술비를 위해 아버지에게 돈을 빌리려고 합니다. 평소 전경과 전경의 인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아버지는 그녀의 인생과 친구들을 거지같다고 무시합니다. 그러자 전경은 대꾸합니다.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할 수 있어요 아빠.
가난하다고 다 거지는 아니예요."

이 당연한 명제를 왜 우리는 잊고 살아가는 걸까요? 자본가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열심이 일을 해도 가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경의 아버지는 이 당연한 명제를 받아들일 수 없나봅니다.


"야이 같잖은 새끼야, 누군 처음부터 부자였어?
너 몰라? 내가 죽을 똥 살 똥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제대로 고생을 했으면 왜 아직까지 궁상을 떨고 살아. 다 지들탓이지."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을 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난한 삶에서 출발해서 부자가 된 사람일 것입니다. 단순한 부한 자와 단순한 가난한 자 사이 이해의 간극은 매우 크지만, 가난한 자에서 부해지 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이해는 왜곡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성공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반면, 지극히 주관적인 증거에 사로잡혀 시각 자체가 왜곡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자신의 방법론과 가치관이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닌양 타인에게 강요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가난한 자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가난함이 합당한 사람들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가난한 자에서 부한 자로의 위치변화는 쉽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공무원한테 뇌물주고, 사채놀이해서 깡패 동원하고,
그렇게 살아서 좋으시겠네요."

"야. 그것도 능력이야."

전경의 말을 통해 그녀 아버지의 성공이 그리 떳떳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여전히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생각에 갇혀있습니다. 부정한 기술을 당연시 하며, 오히려 그것이 일종의 능력이라고 큰 소리치는 아버지. 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조차 불편합니다.



- 왜곡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별다른 새로울 것 없는 대화이지만, 최근들어 이런 대화의 내용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이유일까요?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떠오르시며 최고에 오른 한 사람. 가난했던 시절을 있었지만, 누구보다 가난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사람. 당당한 거짓말과 부정한 행동으로 얼룩졌지만, 오히려 그것이 능력이라고 강변하는 한 사람.

이런 왜곡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세상을 다스리게 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너무 뻔한 질문일까요? 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겪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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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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