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캐릭터가 살았있는 유쾌한 드라마 [히어로]
<아이리스>라는 거물급 드라마와 그 <아이리스>와 경쟁하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미남이시네요>사이에서 과연 <히어로>는 어떤 매력을 보여주느냐에 앞으로의 사활이 걸려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내려서 첫회를 본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캐릭터가 살아있는 유쾌한 드라마'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억지스러운 상황과 캐릭터가 아쉬웠던 첫 시작
<히어로>의 처음을 장식했던 사건은 불륜 등 뒷담화를 주로 다루는 삼류잡지 먼데이서울 기자 진도혁(이준기)가 카라의 공연을 보러온 유명인사의 스캔들을 취재하기 위해 벌어지는 해프닝이었습니다.
방송국에 몰래 잠입하여 취재를 하다가 쫓기게된 진도혁은 그 와중에도 취재를 포기하지 않다가 공연을 망쳐버립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백댄서로 잠복하고 있던 경찰 주재인(윤소이)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자연스레 수상한 사람의 난입으로 망쳐진 공연은 자연스레 많은 기자들의 취재거리가 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황하여 도망을 가거나 쓰러진 사람을 위해 도움을 요청해야하는 것이 당연한데, 진도혁은 무리를 하면서 인공호흡을 시도합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셔터소리를 들으면서 말입니다. 본인이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카라에 대한 스토커의 협박편지가 날라와있던 상황이었기에 진도혁은 자연스레 용의자로 밀려 경찰서에 끌려갔다 나옵니다. 그런데 이후 주재인을 만난 진도혁은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합니다. 물론 용의자로 오해했다는 점은 화가 날만하지만, 공연을 망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죄가 충분한 상황에서 모든 탓을 주재인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이준기가 아무리 능청스러운 연기로 진도혁을 소화해냈다고 하더라도 이와같이 억지스러운 상황과 캐릭터의 행동들은 드라마에 대한 공감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드라마의 첫 시작을 알리는 사건은 드라마에 대한 이미지와 기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에 이점에는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 아쉬움을 메꿔주는 배우들의 개성넘치는 연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는 여전히 저를 기대하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캐릭터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미 <일지매>의 용이를 통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준기의 진도혁. 싸움의 기술에서 전설의 싸움 고수이지만 진지한듯 코믹한 캐릭터의 절정을 보여주었던 백윤식. 두 주연의 연기는 <히어로>에서도 역시 빛을 발했습니다.
또한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냉정하고, 건방지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손규호 PD로 열연했던 엄기준은 대세일보의 기자이자, 대세그룹 회장의 오른팔 역할인 강해성으로 등장합니다. 특히 이준기의 진도혁과는 고등학교 동창이며, 오늘 나오는 분위기로 봐서는 고등학교 시절 라이벌로 보이는데요. 사회에 나와 최고의 힘을 가진 언론 대세일보와 3류들이 만드는 언론 용덕일보의 싸움으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갈등이 기대가 됩니다.
<히어로>는 특히 개성있는 조연들의 모습이 두드러 집니다. <내조의 여왕>의 무당으로 범접할 수 없는 사이코 분위기를 풍기는 연기를 선보였던 정수연,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정석용은 이준기와 함께 일하는 기자로 등장합니다. 진도혁이 불륜, 치정 들의 사건 소스를 얻기위해 자주 출입하는 강산경찰서에는 감초연기로 더 말할 것 없는 이한위가 경사로 등장합니다.
이 뿐 아니라 백윤식의 오른팔로 등장하는 조경훈이나 이준기의 조카 역할을 맡은 아역들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연기력과 개성을 고루 갖춘 배우들이 즐비나게 출연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주인공 주재인 역할의 윤소이에게서는 아직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늦게서야 캐스팅 확정된 점을 고려한다면 크게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배우들의 이전작품에 등장한 캐릭터의 반복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확실한 캐릭터들의 개성을 살리면서 이야기의 흐름 자체를 유쾌하게 이끌어갔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와 다를 것 없다고 여겨지는 캐릭터일지라도 얼마만큼 <히어로>에 그 캐릭터들이 녹아들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유쾌한 모습으로 현실을 풍자해주길.
<히어로>의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기자의 전문성을 그려낼 작품은 아니지만 신문사라는 배경과 권력층의 부조리와 맞붙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기 때문에 현 사회의 부조리한 일들을 작품 안에서 어떤 식으로 유쾌하게 풍자해 낼지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으실 것”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바 있습니다.
사실 최고의 권력을 가진 언론과 대립하는 3류 언론의 싸움은 자칫 너무 무겁게 그려질 수 있습니다. 특히 소재 자체에서 최근 중요한 화두인 미디어법이나 언론권력들의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고,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와 관련된 내용이 드라마 속에 반영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을 살린 코믹한 연출(특히 오늘 오토바이 헬멧을 쓰는 장면이나 양말을 꼬메놓고 흐뭇해 하는 백윤식의 연기는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을 볼 수 있었던 <히어로>는 제작진이 공언한 것처럼 그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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