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다고 말할 것도 없지만, 오늘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웅은 역시 강마에였습니다. '내 오케스트라', '내 단원', '내 악장'을 외치는 강마에에 모습에 시청하시는 많은 분들은 매력을 느끼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장면보다는 그 이전 장면 속의 강마에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바로 라이벌 정명환과의 대화하는 장면에서부터 강건우에게 지휘연습을 넘기는 장면까지말입니다.



강마에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소식을 들은 정명환은 강마에를 찾아옵니다. 이 때 정명환이 내뱉는 대사들은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가지고 가능하겠냐.', '그들은 할 수 없다.', '2달이 아니라 20년을 해도 고칠 수 없다.' 정명환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만한 말 뿐 이었습니다.


때문에 정명환과 대화를 나누는 강마에의 모습은 이전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저는 강마에에게서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까칠한 강마에의 말과 행동은 사람들의 마음에 흠집을 남기게 됩니다. 첼로 정희연의 마음에 맺힌 한을 보면 알 수 있죠. 하지만, 그 말과 행동에 적어도 거짓은 없었습니다.

정명환이 정희연과 만났다면 어땠을까요? 친절한 정명환의 입에서는 칭찬이 나왔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당신은 죽어도 안되.'라는 생각이 들어있을 것만 같습니다.

강마에는 정희연을 똥덩어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희연의 현재 모습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강마에는 정희연을 똥덩어리라고 말하겠지만, 그 마음 속에는 '당신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어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과의 갈등 속에서 폭발했던 강마에의 모습보다 정명환과의 갈등 속에서 묵묵히 대답하는 강마에의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단원의 모습을 지켜보는 강마에의 눈빛에서 단원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단원들을 인정하기 시작하는 강마에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물론 강마에가 단원들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은 정명환에 대한 경쟁심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강마에의 경쟁심 조차 정명환의 모습을 보고나니 이해가 됩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죽을만큼 열심히 해도 따라잡을 수 없었던 정명환의 모습. 순수한듯 웃고 있지만, '너희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는 듯한 불편한 웃음.

결국 강마에 역시 단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강마에 또한 단원들과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혹은 무엇인가에 의해 억눌려있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이었죠.

때문에 천재 정명환보다 까칠한 강마에가 저는 더 사랑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정명환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미를 까칠한 강마에에게선 느낄 수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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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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