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박2일이 살리지 못한 리얼리티를 살리다!
- <무한도전> 지못미 특집, 벌칙수행!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렸다.
<1박2일> 사직 야구장 사건은 가라앉은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1박2일> 사직 야구장 사건을 보는 포인트 중 하나는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리얼리티를 깨뜨려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입니다.
야구장의 촬영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은 <1박2일> 방송분량에서 출연진의 리얼한 모습이 보여진다 할지라도, 그 속에 몰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현장을 통제하고, 치킨을 먹는 모습이 보여진 상태에서 방송을 통해 아무리 자연스러운 장면이 연출되더라도 이에 대한 불편함을 느낄 거라는 말입니다.
저는 오늘 방송된 <무한도전> 지못미 벌칙 특집을 보면서 리얼버라이어티에서 리얼리티는 어떻게 살아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리얼 버라이어티는 현실이란 공간 속에 어떻게 들어가나?
사실 <무한도전>은 <1박2일>에 비하자면 리얼리티의 요소가 부족한 프로그램입니다. <1박2일>은 여행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무한도전>은 각 회마다 아이템, 즉 설정된 상황이 정해져있습니다. 때문에 리얼리티를 추구한다고 할 때에, <무한도전>보다는 <1박2일>이 더 실제에 가까운 리얼리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무한도전> 지못미 벌칙 특집을 보면,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방송이 얼만큼 현실 속에 들어가느냐라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리얼리티를 말하는 것입니다.
<1박2일>이 야구장을 통제하는 것을 본 야구팬들은 <1박2일>의 방송을 보면 불편해 하겠지만, <무한도전>의 벌칙수행 장면을 실제로 본 시민들은 <무한도전>의 실제 방송을 보며 리얼리티를 느끼고,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송 촬영현장을 목격하고, 경험한 사람들의 영향은 자기자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들의 경험은 경험담과 사진이란 수단으로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됩니다. 그리고 중심에 '직찍'이라는 것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직찍'과 '중계방송'이 <무한도전>, <1박2일>에 미친 영향
특히나 화제가 될만한 아이템을 다루고 있을수록 이런 직찍 사진은 활발하게 인터넷 공간 속에 퍼져갑니다. 이런 직찍 사진은 그 자체로는 순기능을 할지, 역기능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단적으로 보자면, 이번 <1박2일> 사직 야구장 사건에서는 역기능을, <무한도전> 지못미 벌칙 특집에서는 순기능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찍'은 방송과 현실을 이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사람들은 방송 촬영장면을 보고, 현장을 경험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갑니다. 네티즌들은 이 사진을 보고, 방송을 통해 보여질 내용들을 기대하게 됩니다.
<1박2일> 사직 야구장의 직찍 사진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TV속에서는 야생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현실을 통제하고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물론 저는 현장 통제가 나쁘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것이 드러날 때, 리얼리티를 무너뜨리는 요소가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무한도전> 지못미 벌칙 특집의 직찍 사진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한도전>멤버들이 실제로 시민들 틈에서 벌칙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두 프로그램은 공교롭게도 직찍 외에도 또 다른 공통되는 요소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른바 자신의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통한 방송입니다.
<1박2일>이 방송된 야구중계에서는 <1박2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그 중계의 객관성이 어떠한지와 관계없이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1박2일>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품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무한도전>이 충무로 국제영화제에 등장하는 장면이 방송될 때, 사람들은 실제 이 장면들이 <무한도전>에서 어떻게 방송될지를 기대하게 됩니다.
-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나?
위 사진은 각각 <무한도전>의 직찍과 <1박2일>의 직찍 사진입니다. 무엇을 느끼시나요?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저는 방송 촬영을 위해 현장을 통제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런 통제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 느낄 현실과 방송 사이에서의 괴리감. 그것을 지적하고 싶은 것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위해 현장을 통제하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실제 드라마, 방송을 보면서 실망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당연히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에서 현장을,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현실, 즉 리얼을 통제한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이는 곧바로 시청자들의 실망감으로 이어집니다.
때문에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한다면, 방송이 유, 무형의 힘을 이용해 현실을 통제하기 보다는 어떻게 현실 속에 들어가 현실을 담아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한도전>도 단순히 6mm 캠 한두개만 가지고 촬영하는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무한도전>도 큰 규모의 인원과 장비를 사용하고, 현장을 통제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때와 장소가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패밀리가 떴다>가 상당한 규모의 촬영을 진행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잡음이 많지 않은 것은 시골이라는 공간적 배경 때문입니다. 더많은 사람의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들의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야구장이나 지하철 등과 같은 대중들이 모이는 장소는 이와 다릅니다. 이런 곳에서 자신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촬영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현실을 침범하게 되고, 이는 시청자들의 좋지 않은 반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리얼버라이어티의 위태로움
오늘 <무한도전>에서는 이런 언급이 나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너무 따뜻해. 모두 다 가족이야!" 이렇게 따뜻한 가족들을 통제하는 것보다는 최소한의 통제로 그 속에 섞여들어가는 편이 더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물론 리얼버라이어티는 다큐멘터리와는 다릅니다. 때문에 세렝게티 초원에서 사자한마리를 찍기 위해 1달을 숨어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방송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리얼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망정, 현실을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리얼버라이어티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도리어 반감만을 살 뿐입니다.
<1박2일>과 현실사이의 상호작용, <무한도전>과 현실사이의 상호작용을 보며,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리얼리티와 재미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혜와 노력, 배려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직찍의 사진 출처를 일일이 밝히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워낙 많이 퍼져있어서 정확한 출저확인이 쉽지 않았다는 변명을 덧붙입니다. 또한 출처를 알고 계신분이 댓글을 달아주신다면 바로 출처를 명시하거나 삭제를 원하실 경우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을 눌러주세요.트랙백 주소 :: http://byignorance.tistory.com/trackback/72
-
Subject: '1박2일'은 '무한도전'에게 소통의 기술을 배워라
Tracked from 씹는TV 2008/09/20 23:45 삭제버라이어티가 스튜디오를 벗어나 거리와 야생으로 뛰쳐나온 후 시청자들, 시민들과의 소통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리얼의 웃음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MBC 무한도전 '지못미' 특집은 그 소통의 기술의 교본과도 같은 멋진 특집이었습니다. 이번 특집에선 유재석을 제외한 멤버 전원이 2주전 배드민턴 특집 때 당첨된 끔찍한 벌칙의상들을 입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박명수는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히스레저'가 열연했던 조커로 변신, 정준하는 영화 쿵푸팬더의 주인공, 노홍철..
-
Subject: 민폐 없는 예능프로 샘플을 보여준 무한도전
Tracked from 피앙새(fiancee)주부의 세상이야기 2008/09/21 00:51 삭제1박2일의 부산 사직구장 촬영 추태는 야구팬들의 분노를 샀고, 결국 사과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스탭진과 출연자들이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민속으로 다가가 그속에서 재미를 찾다보니 촬영시 민폐문제는 잦은 시비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무한도전은 민폐없이 예능 프로그램을 어떻게 제작해야 하는지 그 샘플을 보여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주 무한도전..
-
Subject: 1박2일의 해명글 네티즌을 더욱 화나게 한다.
Tracked from 2008/09/22 14:13 삭제논란이 되고 있는 1박2일팀의 사직구장 촬영. 1박2일 팀에서 사과를 했으나 그 글의 내용에 더욱더 화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 논란이 된 1박2일의 촬영모습 (espn 중계영상) 아래는 KBS 해피선데이의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 9월 19일(금) 사직구장 촬영관련 내용입니다 - 1박 2일 제작진입니다. 9월 19일(금) 촬영한 "1박 2일 - 부산에 가다" 편 촬영 중 야구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부산 시민 여러분께 본의 아니..


![날마다 지성의 훈련을 쉬지 않으려면, [경건한 지성]](http://cfs.tistory.com/blog/plugins/tatterDesk/image/imgempty.png)



